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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의, 따끈따끈하고, 생생한 테크 씬의 이야기를 들려드리는 ‘테크 토크(Tech Talk)’. 올해 마지막 콘텐츠로는 2022년 IT 트렌드 결산을 준비 했습니다. 다사다난했던 2022년, 소비자 기술 분야에서는 어떤 일들이 일어났을까요? 생성 인공지능, 가상화폐, 드론과 위성 인터넷에 대한 2022년도에 있었던 이야기들을 지금부터 이요훈 칼럼니스트와 함께 만나보세요.
*본 글은 외부 필진의 기고로 현대카드∙현대커머셜 뉴스룸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한 한 해가 저물어 간다. 이제 좀 코로나 대유행에서 벗어나 사람답게 사나 싶었더니, 전쟁이 일어나고 에너지 위기, 곡물 위기로 이어졌다. 이에 따른 인플레이션과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금리 상승, 그리고 여전한 기후 위기는 어떻고.
2022년에는 기술 트렌드도 여기서 벗어나지 못했다. 올해를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슈링크(Shrink, 수축)’를 꼽아야 하지 않을까. 지난 2년간 폭발적으로 성장했던 것과는 반대로, 올해는 모든 것이 수축된 한 해였으니까. 어쨌든 시간은 흘러간다. 내년에는 한 해를 돌아보며 웃을 수 있기를 바라며, 지금부터 정리해본 2022년 소비자 기술 중심 트렌드를 살펴보자.
생성 인공지능(Generative AI) 시대의 극적인 도래
10년 뒤 2022년이 어떤 해였냐고 묻는다면, 자신 있게 대답할 수 있다. 생성 AI가 대중에게 알려진 해였다고. 그만큼 올해는 생성 AI에 관한 관심이 뜨거웠다.
생성 AI는 이용자가 글을 입력하면 글, 그림, 영상 등을 만들어주는 AI 툴이다. 스타트를 끊은 것은 오픈AI에서 공개한 ‘달리(DALL-E)’다. 문장을 입력하면 그럴듯한 그림을 만들어주는 인공지능이다.
생성 AI를 사용해 만든 이미지
아쉽지만 달리는 아무나 쓸 수 없었다. 대신 달리 같은 생성 AI 서비스가 여럿 나오기 시작한다. 미드저니는 그중에서도 가장 인기가 높았다. 이걸로 그린 그림이, 한 미술 대회에서 상을 받아버리자 관심도가 크게 높아졌다. AI 그린 그림이 예술인가 아닌가를 놓고 논쟁이 시작됐다.
그 뒤를 스테이블 디퓨전이 이어 나갔다. 오픈 소스 형태의 AI가 공개되자, 생성 AI를 써보고 싶었던 개발자들이 참여해 여러 가지 응용 프로그램이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마지막은 다시 오픈AI에서 공개한 채팅 GPT가 마무리하는 중이다.
생성 AI를 사용해 만든 이미지
핵심은 생성 AI가 정말 그럴듯한 그림과 문장을 만들어낸 것에 있지 않다. 누구나 쓰기 좋게 공개되어, AI를 몰라도 다양한 글과 그림을 직접 만들어 볼 수 있게 된 것에 있다. 참여가 관심을, 관심이 다시 참여를 낳는 선순환이 작동하기 시작했다.
덕분에 MS 오피스를 비롯해 다양한 서비스에 생성 AI 기술이 들어가기 시작했고, 당분간 IT 산업은 생성 AI에 관한 관심으로 뜨겁게 달아오를 예정이다. 영상, 음악, 사무 문서, AI 학습용 데이터를 비롯해 AI가 만든 콘텐츠가 있어야 하는 곳은 많으니까.
가상화폐 시장의 파산 러시
빛이 있으면 어둠이 있는 법. 지난 2년간 뜨겁게 인기를 끌었던 가상화폐 시장이, 2022년 5월 루나를 시작으로 한때 세계 3대 가상자산 거래소였던 FTX 파산까지 눈 깜짝할 새 무너져 내렸다.
최근엔 1위 거래소인 바이낸스 역시 수사 대상에 올랐다는 뉴스도 나왔을 정도다. 올해 파산한 회사나 관련 서비스는 너무 많아서 다 언급하기도 힘들다.
앞으로는 어떻게 될까? 가상화폐와 관련 거래소 등은 앞으로 강력한 규제를 받게 될 전망이다.
규제 전망은 크게 두 가지다. ① 위험하지만 혁신적인 면도 있으니, 가상자산으로 인정하고 규제를 마련하자는 안이 있다. 그리고 ② 도박이나 마약과 마찬가지로 취급하자는 안이 있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1안을 지지하는 사람이 많았지만, 지금은 2안을 지지하는 흐름이 더 강하다. EU에서 준비 중인 가상자산 규제안(MiCA)이 대표적이다.
유료 콘텐츠 시대의 도래
현대카드 M-Mall에서 판매하는 디즈니+ 이용권은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넷플릭스와 디즈니, 아마존은 콘텐츠 그리고 동시에 광고 시장에 직접 뛰어들었다. 이동통신사도 인공지능을 비롯해 B2B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미디어는 돈 받고 콘텐츠를 파는 사업 모델로 변화를 꾀하고 있다. 이렇게 올 한 해, 기술 기업은 돈이 들어오는 파이프를 늘리기 위해 많은 시도를 했다. 이런 흐름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공짜 콘텐츠나 할인 쿠폰은 점점 줄거나 사라질 것이다. 아니면 더 많은 광고를 봐야 한다. 다만 영화 표 가격이 올라가자 관람객 수가 줄었던 것처럼, 기업이 원하는 대로 소비자가 따라오진 않는다. 똑똑한 소비자를 설득할 수 있을 만큼 좋은 제품이 필요하다. 내년에는 과연, 그런 제품을 볼 수 있을까?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스마트 기기 시장 침체
2022년은 IT에 있어서 어려운 일이 많았다.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스마트 기기 시장 전체가 침체에 빠졌다. 제품 가격이 많이 오른 탓이다. 대표적인 제품이 스마트폰이다. 카운터포인트는 올해 스마트폰 시장이 -11% 정도 역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 스마트폰 교체 주기도 43개월로 길어졌다. 그래서일까? 올해는 매년 있었던 히트 스마트 상품이 거의 없었다. 대신 작년부터 이어진 중국발 가성비 태블릿 PC나 휴대용 모니터 등이 인기를 끌었다.
메세징앱 먹통으로 불편했던 일상
올해 10월 데이터 센터 화재로 인해 우리나라 1위 모바일 메신저를 쓸 수 없게 된 사건은, 우리가 얼마나 불안한 기반 위에 디지털 사회를 건설 했는지를 보여줬다. 메신저 하나를 쓸 수 없었는데, 일부 업무가 마비되고, 대중교통 수단인 택시를 이용하기 어려웠다. 단체 대화방에서 소통하던 사람들은 대책을 마련하기도 어려웠다. 그 정도로 중요하고 의존도가 높은 앱인데도, 제대로 된 백업 수단을 갖추지 않았다. 이후 앱을 만든 회사에서 장애 원인을 분석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 및 테크 산업 대해고 시대
최근 일론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도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장난으로 시작한 줄 알았던 이야기가 현실이 되었고, 이후에는 마찰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거기에 더해 인수가 끝나자마자 전체 직원의 50%, 약 3,700명을 해고하면서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기술 기업의 정리 해고는 트위터에서만 이뤄진 것이 아니다. 사실상 빅테크 호황기가 끝났다고 얘기할 정도로, 많은 기업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IT 업계의 해고 상황을 추적하는 layoffs.fyi를 보면 2022년 12월 14일 기준, 965개 기업에서 150,276명이 해고됐다.
지난 2년간 테크 기업에서 일할 사람을 구하지 못해 애를 먹었던 것을 생각하면, 하룻밤 새 세상이 바뀐 셈이다.
그리고 남은 이야기
올해 의외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한 기술은 드론과 위성 인터넷이었다. 그동안 꿈꿨던, 대중교통 드론이나 배달 같은 것을 하는 서비스 드론은 아직도 꿈에 불과하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에 없으면 안 될 무기로서의 가치를 증명했다. 위성 인터넷도 마찬가지다. 꼭 집어 말해 일론 머스크의 스타 링크는, 인터넷 접속이 어려워진 나라의 생명줄로 등극했다.
생각지도 못한 변화가 나타난 곳은 스마트 기기 설계다. 미 FTC에서 소비자가 수리할 권리를 강화하기로 한 이후, 아이폰 14나 MS 서피스 프로9 등은 더 수리하기 쉽게 설계되어 출시됐다. 환영할 만한 변화다.
그 밖에도 많은 일이 있었다. 게임 스트리밍 플랫폼 트위치에서는 갑작스럽게 한국만 화질 제한을 하겠다고 발표해서, 여기에서 비롯된 망 사용료 논쟁도 한동안 이뤄졌다. 해킹 공격은 여전히 극심해서, 보이지 않게 많은 기업이 랜섬웨어 등으로 인한 피해를 보았다.
게임 쪽에선 MS가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를 발표하는 등 대규모 인수합병이 일어났다. 그 와중에 스팀덱을 비롯해 휴대형/ 클라우드 게임기들이 큰 인기를 끌었다. 공급망 교란으로 인해 제품을 구할 수 없어 판매량이 줄어든 부분은 있지만, 디지털 게임은 앞으로도 계속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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